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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궁금해요!]/the 'B' word

[the 'B' word] - 4월 19일편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이 순간 안에서 유쾌하게 사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며 힘들면서도 재미있는 일이다."

- 바버라 그리주티 해리슨



대출 받아본 사람은 안다.
오늘의 일분 일초가 상환 스케줄에 저당잡힌 것 같은 기분을.
자동차를 얻는 순간은 천군만마가 내 품으로,
그러나 36개월 할부 앞에서 나는 더럽고 치사한 상사의 패악질을 견뎌내며 월급봉투를 오매불망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쪽같은 내 차에 흠이라도 날까 파르르 떨며 집주차장과 회사주차장을 조심조심 오가는 동안, 시간과 함께 차도 늙고 차값도 떨어져간다. 차라리 여행이라도 갈걸!! 할부금을 모두 갚고 나서 "내가 갚은 게 차값이 아니라 3년의 시간이었다 ㅠ"고 울며 후회해도.. 이미 남은 것은 X값된 애마 뿐이다.

남은 인생을 저당잡히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모욕스럽지 않은 삶을 기획해주는 것. 깊이 존중해 주는 것.
몸은 안다. 아, 주인이 나를 이뻐하고 존중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말이다. 
'나 다운 삶'을 지켜가려는 사람들이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보이는 이유는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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